[오늘의 필사] 하루 한 줄 글쓰기

[필사] 너의 어휘가 너를 말한다, 박노해 / 충분히 잘하고 있어, / 별1, 정지용

아리닭 2022. 6. 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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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어휘가 너를 말한다 / 박노해

말은 쉽게 통하지 않는다
어떤 단어를 주로 쓰는가
어떤 어휘가 통하는 사람과
만나고 사귀고 일하는가

나의 단어가 나를 말해준다
나의 어휘가 나의 정체성이다
나의 말씨가 세상 한가운데
나를 뿌리는 파종이다

저속하고 교만한 어휘는
나를 추락시키는 검은 그림자
진실하고 고귀한 어휘는
나를 상승시키는 빛의 사다리

어휘는 나를 빚어가는 손길이니
내인생의 만남과 인연과 걸음마다
읽고 높고 간절한 어휘가 새겨진다면
그 문맥이 통하는 이들과 함께 한다면

열오한 이슬맺힌 어휘로
새로운 말의 길을 열어간다면
결전을 앞둔 전사의 무기처럼
고요히 나의 어휘를 닦고 있다면

나의 말씨가 나의 기도이다
나의 글월이 나의 수호자다
나의 문맥이 나의 길이된다
나의 어휘가 바로 나 자신이다


너의 어휘가 너를 말한다 / 박노해


충분히 잘하고 있어


오늘도 참 힘든 하루였다. 그치?
밥은 잘 챙겨먹고 다녀? 그래 알아.
많이 힘들지?
어딜가든 네 맘 편하게 해주는 곳 하나 없고,
이 사람 저사람 눈치 보고, 비위 맞추기 힘들꺼야.
네가 많이 힘들 걸 알아서 마음이 아파.
널보면 항상 이런 생각이 들어
아직은 어리고 여린 네가, 어른들이 만든 이 험난한 세상에 너무 일찍 던져진건 아닐까 하고 말이야.

그런데도 어떻게든 버티고 울음을 참아내는 네가 참 대견해
그런 너에게 이런 진부한 말이 위로가 될 진 모르겠지만 , 그래도 꼭 이말을 해주고 싶어.

정말 잘 하고 있다고.
이미 네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늘 해내고 있다고

<너에게만 좋은 사람이 되고싶어 중..>

너에게만 좋은 사람이 되고싶어 /


별1 / 정지용

누워서 보는 별 하나는
진정 멀-고나

아스름 다치랴는 눈초리와
금실로 잇은듯 가볍기도 하고,

잠 살포시 깨인 한밤엔
창 유리에 붙어서 엿보노나.

불현 듯, 솟아나듯,
불리울 듯, 맞어들이 듯,

문득 , 영혼 안에 외로운 불이
바람처럼 이는 회한에 피여오른다.

흰 자리옷 채로 일어나
가슴 우에 손을 념이다.

별1 ./ 정지용